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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없는 사회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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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이해와 복지사각지대

<목 차>
1, 빈곤은 무엇인가?
2. 빈곤의 개념
3. 빈곤의 정의와 측정
4. 빈곤동학 분석의 필요성
5. 우리나라 최후의 사회안전망의 복지사각지대




5. 우리나라 최후의 사회안전망의 복지사각지대


사회안전망(사회보장 또는 사회보호)은 질병ㆍ노령ㆍ실업ㆍ재해ㆍ노동 등 일반적인 사회적 위험과 빈곤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편적으로 보호하기 위하여 최저한의 소득과 사회서비스(의료, 주거, 영양, 케어, 공교육 등)를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복지제도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5대 사회보험(국민연금, 고용, 산업재해, 의료, 장기요양)을 제 1차 사회안전망,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제 2차 사회안전망,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최후의 사회안전망이라고 말한다.

복지사각지대

사회안전망은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사회안전망에서 배제되는 집단이 보편적으로 발생하는 아이러니를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저 개발국가들에서는 재정의 부족으로 통상 볼 수 있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선진복지국가에서도 복지급여를 불신청하는 사람들의 규모가 작지 않지만 복지사각지대가 크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3차에 걸친 사회안전망을 완비하고 있지만 복지사각지대가 대규모로 발생하여 있는 특이한 국가이다.

복지사각지대란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수급자격에 대한 의도적인 배제장치’나 ‘사회보장제도의 설계상 결함’으로 인해 헌법에서 보장된 생존권과 사회권으로서 급여혜택을 받아야 함에도 이를 받지 못하는 비수급 집단을 가리킨다. 빈곤을 은폐하려는 정치적 의도라 할 수 있다.

사회보험들에 있어서 ‘제도적 복지사각지대’는 주로 적용범위(coverage)와 관련되어 발생한다. 사회보험들은 법상 원천적으로 적용대상을 배제하는 ‘제도적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적 사각지대’는 보험료 납부자격이 있어도 자발적 가입회피, 소득부족으로 인한 보험료 납부중단, 사업주의 가입회피, 보험수급조건의 미 충족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공공부조인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제도적 사각지대’란 법규상 설정된 선정기준(eligibility)과 관련되어 나타난다. 사실상 최저생계비 이하의 ‘절대빈곤’에 있거나 중위소득 50% 이하의 ‘빈곤위험’에 있어도 수급자격기준이 비현실적·방어적으로 설정되어 있어 제도적으로 선정에서 배제되는 것이다. 2014년 2월에 발생한 송파 3모녀의 사건은 부상(어머니)과 정신병적인 불가피한 사유(큰 딸)로 소득이 실제로 없는 근로능력 미약자에게 월 60만원의 추정소득을 부과하여 선정에서 탈락되는 제도적 사각지대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실제적 사각지대’는 불신청자들(non take-up)이다. 급여의 수급요건(benefit eligibility)은 갖추었지만 높은 신청비용(복잡한 서류징구와 절차로서 예를 들면 가족관계 단절 증명요구, 부양의무자의 금융정보 등 개인정보수집동의서 징구, 수급자격에 대한 정보부족, 행정착오 등)에 기인하여 비자발적 불신청자들이 발생한다. 낙인에 대한 두려움, 수혜의 거부 등으로 발생하는 자발적 불신청자도 있다.

제도적 및 실제적 사각지대를 합하여 ‘적용의 사각지대’라 한다. 이외에 ‘적정한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급여로 인해 발생하는 ‘급여의 사각지대’도 있다. 복지사각지대는 협의로는 적용의 사각지대를, 광의로는 급여의 사각지대까지 포함하여 말한다.

우리나라는 세계화의 영향아래 인구구조와 노동시장구조의 변동, 새로운 사회위험의 발생 등으로 복지사각지대가 구조화되고 누적적으로 심화되는 역사성을 보여 왔다. 1960년대부터 고속성장에 따른 경제규모의 팽창과 고용수요의 신장에 힘입어 취업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절대빈곤에서 대폭 벗어났다. 그러나 노인, 장애인, 여성 등 근로능력 미약자나 차별받는 사회경제적 취약계층들은 급속한 인구증가추세를 보였으나 당시 발전국가의 정책적 관심에서 소외됨에 따라 1990년 초부터 빈자의 수가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범주형 공공부조제도로서 아동과 노인들에 대한 생활보호제도가 있었지만 매우 제한적이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질적 및 양적 악화 등으로 비정규직 및 비 임금 근로자 등 저임 또는 저소득의 고용취약계층이 양산되었고, 일하여도 빈곤한 근로빈곤계층이 새로 형성되었다. 노인인구 증가가 가속하는 가운데 무 연금 또는 저 연금의 빈곤노인인구도 급증하였고, 여성, 조기퇴직자, 한 부모세대, 사고와 질병 등에 의한 부분적인 장애인 등 빈곤위험성향의 인구계층도 양적으로 늘어났다. 역대 정부들이 시장의 불공정성을 방치하고 성장우선주의와 낙수효과를 강조하며 대중을 빈곤위험에 내모는 ‘빈곤화 성장정책’을 장기간 유지하였고, 양극화는 심화되었다. 빈곤화 성장은 국가의 경제성장 우선정책에서만이 아니라 실물시장(불공정거래), 금융시장(이자소득과 자본이익에 대한 저율 또는 무 과세) 및 노동시장(이중화와 저임금)에서 다각적으로 강화되어 왔고, 기초생활보장예산에 대한 지출억압은 좌우성향의 모든 정부에서 추진되었다. 빈곤감축정책이란 용어는 실종되었다. 빈곤율과 빈곤위험 인구수는 지난 25년 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2000년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단기적인 빈곤대책으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이 법은 주요내용에서는 기본적으로 문제가 없었지만 장관에게 위임된 고시에서는 기초생활보장지출억제를 통한 재정안정화를 이유로 수급자격을 강력히 제한하고 재정지출 증가를 억제하는 선정기준을 다각적으로 구조화하였다. 지난 17년 간 수급자 수는 150만 명에 이른 적도 있지만 대개는 130만 내지 140만명 수준에 묶어 두었다. 사회안전망은 ‘사회안전 억제망’이었다. 2000년대 초 사회안전망의 탄생 시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엘리트들은 정부에 동조하여 국가예산심의를 매년 통과시켰고, 결과적으로는 대규모의 복지사각지대를 묵인하여 왔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제도적 사각지대’의 규모를 추정한다. 소득빈곤계층 개념에는 절대소득 빈곤층과 빈곤위험층이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현금급여가 최저생계비에 사실상 미치지 못하지만 의료급여를 거의 무제한 받으므로 일단 절대 및 상대빈곤에서 벗어난 것으로 가정한다. 제도적 사각지대규모는 수급을 신청하였지만 부양의무자기준이나 부양비부과, 재산기준, 보장기관 확인소득 등 여러 선정조건들에 미달하여 탈락한 사람들과 소득이 부족함에도 여러 선정조건에 비추어 탈락을 예상한 사람들과 복지정보를 몰라 불신청한 사람들의 합계이다. 정부는 2015년 및 2017년 기초생활보장실태조사를 통하여 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생계급여 및 의료급여 선정기준으로서 소득인정액기준이다)이나 수급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이 2014년 118만 명에서 2015년 93만 명으로 줄었다고 추계하고 있다. 이 분석은 소득평가액에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더한 소득인정액기준으로 위에 말한 독소적 규정들의 영향을 받은 결과이다. 부양의무자기준이나 재산기준 등 여러 선정조건들의 영향이 수급자격 탈락을 일으키는 순 규모를 알기 위해서는 소득액기준 만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절대소득빈곤선(최저생계비금액) 이하에 있지만 재산기준, 부양의무자기준 등 각종 선정기준들의 적용에 의해 수급자격이 없는 비수급빈곤층 규모 즉 복지사각지대는 가처분소득기준(공적 이전을 더하고 조세 및 보험료를 차감한 소득이다)의 소득빈곤율 크기로 나타난다. 그 규모는 2014년 총인구의 8.6%(4,414천명)에 이르고 있었다. 2014년 현금급여를 받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124만 명이었다. 최저생계비가 적정수준에 미치지 못하게 낮게 책정되었지만 그 최저생계비 이하를 버는 비수급 절대빈곤계층은 408만 명(절대빈곤율 7.9%)이었다. 이들이 제도적 사각지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질병, 부상 등 조그만 사회적 위험에도 빈곤의 나락으로 함몰되기 쉬운 매우 취약한 저소득계층 즉 ‘빈곤위험계층’은 가처분소득의 중위소득 50%이하의 소득가구들이라 할 수 있다. 적정한 최저생계비로 생각되는 중위소득 50% 이하를 벌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위험층 662만 명(상대빈곤율 12.8%)이 제도적 사각지대규모이다. 선정기준이 비현실적(사실상 헌법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으로 과도하게 책정되어 제도적 사각지대가 대량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독소적 선정기준의 대표적인 예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비현실적인 부양의무자 기준과 받지도 않은 부양비를 수급신청자의 소득인정액에 합산

정부는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해 수급 받지 못하는 비수급자가 2009년 110만 명이라고 발표한바 있었다. 65세 이하 노인부모 2인을 수급대상자로 하는 4인가구의 부양의무자는 ‘부양능력 없음’의 소득인정액기준이 4,519천원, ‘부양능력 있음’의 소득인정액기준이 5,658천원이다. 이들 금액은 실제 소득액이 아니라 (소득평가액+재산의 소득환산액)이라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즉 실제 소득보다 과대한 소득을 버는 것으로 의제하고 있는 것이다. 가계동향조사(2016년4분기)의 4인 가구 월평균 소득 5,542천원(재산의 소득환산액이 더 하여 있지 않다)과 대비할 때 ‘부양능력 없음’의 소득인정액기준은 1백만 원 이상 낮게 설정되어 있고, ‘부양능력 있음’의 소득인정액기준은 2백만 원 이상으로 상향조정될 여지가 있다.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가산되어 있으므로 상하한 선정기준들은 더 상향조정되어야 합리적이다. 부양의무자기준은 하한과 상한 모두 2백만원 이상씩 대폭 상향 조정되거나 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독일은 원칙적으로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지만, 자녀부부의 연소득이 100천유로(연 13,000천 원) 이상이면 부양의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양능력미약인 부양의무자이더라도 소득과 부양의무자가 주지도 않는 부양비를 수급대상자에게 준다고 의제하여(부양의무자는 ‘부양능력 없음’이 된다) 산식에 의해 산출된 부양비를 수급신청자의 소득인정액에 포함시킴으로서 받지도 않은 소득인정액이 가산된 수급신청자는 수급자격에서 탈락되거나 부양비만큼 생계비를 적게 받게 된다.

② 재산의 소득환산율이 법정최고이율 24.0%보다 2-3배 높고, 기본재산액은 과도하게 낮게 설정

이 2가지는 제도적 사각지대를 만드는 대표적인 독소규정이다. 수급자 경우 소유재산에 대해 재산의 소득환산율(실제 소득 외에 환산된 금액만큼 소득 발생된 것으로 간주)을 주거용 재산 월 1.04%(연 12.48%), 일반재산 월 4.17%(연 50.04%), 금융재산 월 6.26%(75.12%), 승용차 월 100%(연 1,200%)을 적용한다. 법정이율 제한까지 무시하는 행정적 폭거이다. 총 재산에서 공제해 주는 기본재산액은 2009년 당시 전세가 수준에서 책정된 대도시 5,400만원, 중소도시 3,400만원, 농어촌 2,900만원이다. 지난 9년 간 전세가는 오름세를 보였지만 기본재산액은 변동되지 않았다.

③ 근로능력자와 근로무능력자로만 구분하고 근로능력미약구간이 없다.

허리가 아파 쉬고 있는 근로능력미약자이더라도 약을 먹으면서 일할 수 있다고 보고 근로능력자로 판정된다. 이 경우 월 60만원 정도의 소득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장기관이 확정한다(과거의 간주소득과 같다). 선진복지국가에서는 근로능력미약자의 근로가능시간을 근로능력자보다 낮게 평가한다.

④ 수급자 선정기준 소득인정액은 적정한 최저생계비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수급자로 선정되는 소득인정액기준이 기준중위소득 30%(생계급여)-43%(주거급여)로서 적정한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평가받는 50%보다 낮다. 이렇게 낮게 책정된 선정기준은 수급자격에서 탈락되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

다음으로 ‘실제적 사각지대’에서 비자발적 불신청자 수와 자발적 불신청자 수를 추정하기 어렵지만 상당규모에 이를 것으로 본다. 2013년 복지패널기초분석보고서에 의하면 기초수급신청 탈락자 중 10.1%만이 소득기준 때문에, 나머지는 부양의무자 기준 등 비현실적으로 타이트한 선정기준들이 배제 작용을 하였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급여액이 최저소득보장수준에 미흡한 경우인 ‘급여의 사각지대’는 가장 심각하다. OECD통계에 의하면 미국과 캐나다 2개 국가를 제외한 다른 모든 선진국들은 최저소득보장이 중위소득의 36-66%(독거가구기준)에 이르는 것에 비하여 우리나라는 25% 수준으로 매우 낮은 그룹에 속하였다. 기초수급제도가 개별급여제로 전환되면서 생계비를 중위소득의 30%로 다소 높여주었지만 OECD국가들에 비하면 아직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방대한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공공부조 급여대상에 대한 선정기준을 지나치게 비현실적· 복지지출 방어적으로 설계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국가재정 담당부서인 기획재정부가 미리 정해 놓은 기초생활보장예산금액에 수급자 규모와 선정기준을 맞출 수밖에 없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이를 알면서 예산안을 매년 통과시켰다. 근원적으로는 빈곤계층에 대한 복지지원지출 규모를 일정 수준에서 묶어두겠다는 정치엘리트계층의 강력한 성장주의적․재정우선주의적 이념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빈곤위험계층이 노인, 장애인, 한 부모, 근로능력취약층 등 사회하부계층으로서 사회적 및 정치적 발언이 매우 약한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간 OECD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급속하게 복지지출을 늘렸지만 빈곤감축기능이 매우 미약하다는 점이다. 총체적인 복지지출의 급증에 불구하고 빈곤율 감축은 2003년의 0.9%포인트(43만 명 수준)에서 2012년의 2.0%포인트(1백만 명), 2016년 4.8%포인트(248만 명)로 미약하였다. 선진복지국가들의 공적 이전에 의한 빈곤율 감축이 11-25%포인트에 이른 것과 크게 대비된다. 제도적 사각지대가 대규모로 유지되는 가운데 복지지출의 확대에 비해 빈곤감축효과가 매우 작다는 것은 복지지출의 많은 부분이 빈곤위험계층을 타게팅한 것이 아니라 일반 중산층에게로 엷게 확산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미주 2에서 인용한 “복지사각지대 : 규모와 발생 원인(2014)”연구서에 의하면 2012년 사회복지지출의 44% 정도가 빈자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추정한 바 있었다.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논거는 이것이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지원에 결과적으로 유리하다는 가설(welfare paradox)에 기대고 있는데, 이것이 허구임이 해외에서는 이미 논증된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두터운 선별적 복지지원으로 고통이 극심한 빈자를 먼저 구제하는 것이 우선이다.

2015년 급여체제 개편의 효과에 대한 평가

이상에서 살펴본 바는 2015년7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체제개편의 결과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체제를 최저생계비 미달의 수급자들에게 생계, 주거 및 의료급여를 통합적으로 한꺼번에 지원하거나 지원하지 않는 방식에서 개별급여별로 중위소득기준의 선정선이 다른 ‘맞춤형 개별급여체제’로 변경하였고, 이와 함께 부양의무자기준도 크게 완화하였다. 기대와 달리, 수급자 수는 실질적으로 소폭 늘어난데 불과하였다.

수급자 수는 2014년 말 133만 명(개편 전 통합적으로 수급)에서 2016년 말 163만 명(개별 급여를 2개 이상 받는 수급자는 제외)으로 30만 명이 늘었다. 급여별로 보면, 생계급여 1,240,677명, 의료급여 1,409,548명, 주거급여 1,387,915명, 교육급여 381,200명이었다. 2016년과 2014년을 대비하여 수급자 수가 크게 늘었던 것은 생계급여 수급자 수가 9만 명 줄었으나 의료급여 수급자와 주거급여 수급자가 각각 8만 명, 6만 명이 늘었고, 교육급여 수급자가 20만 명 이상으로 대폭 늘어난데 기인한 것이었다. 생계급여 수급자가 줄어든 것은 그 선정기준이 이전의 기준중위소득 40%선(과거 최저생계비 수준)에서 기준 중위소득 2015년 28% 및 2016년 29%로 낮아진데 따른 당연한 결과였다. 주거급여자 수의 증가는 그 선정기준이 이전의 기준중위소득 40% 선에서 43%로 소폭 높아진데 따른 효과로 볼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의료급여 수급자의 증가이다. 그 선정기준은 기준 중위소득 40%선에서 변동이 없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수급자가 8만 명 증가한 것은 주로 부양의무자기준이 완화된데 따른 효과로 볼 수 있다. 교육급여 수급자는 급여체제 개편 이전부터 교육부에서 실시되어왔던 교육비지원제도(중위소득 50% 이하, 부양의무자 기준 없음)의 수급자들이 기초생활수급제도로 편입된데 따른 명목상 숫자의 증가에 불과하다. 교육급여를 제외하고 (생계급여+주거급여+의료급여)를 받는 수급자들의 총 증가는 5만 명에 불과하였다. 전체적으로 볼 때, 급여체제개편과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의 수급자 증가효과는 미약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소득인정액면에서 수급자를 선정하는 중위소득 기준들이 개편 이전과 이후에 별 차이가 없었던 것과 과거 수급자 증가를 제한하는 타이트하게 구성된 독소적 선정기준들이 전연 바뀌지 않은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부양의무자기준의 완화효과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은 그 기준 완화정도가 현실에 비해 아직도 매우 낮게 비현실적으로 설정되었다는 점을 들어내고 있다하겠다.

한편 수급가구 당 실제 받는 급여액은 생계급여 기준 중위소득의 인상(27%→30%)에 주로 힘입어 2015년6월 40.7만원(최저생계비에서 타법지원액을 차감한 후 현금 급여임)에서 2016년 51만원으로 10.3만원(25.3%) 증가하였다. 그러나 그간 최저생계비에서 타법지원액 10만 원 이상 정도를 공제하고 급여하였으므로 최저소득보장이 개선되었다하기 보다는 과거의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회복하였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설명이다.

복지사각지대의 해소방안

기초생활보장의 대규모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일반형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근로능력자용 공공부조와 근로무능력자용 공공부조로 나누고, 70세 이상 노인, 장애인, 한부모 등을 위한 범주형 공공부조제도로 전환하고 수급자격과 급여액를 관대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이는 노인 및 장애인빈곤 제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 방안이다. 기초연금재원을 공공부조제도에 통합하여 활용하면 추가적인 재정부담도 크지 않다고 추정된다.

독소적인 선정기준들은 개혁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현 한국사회에서 늙은 자녀의 고령 부모부양과 고령 부모의 젊은 자녀부양은 전연 현실적이지 않다. 실제 가난함에도 복지지원하지 않아 노인 및 장애인빈곤을 은폐하는 부양의무자기준은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 재산의 범위에서 자가 주택 1채는 제외되어야 한다. 재산의 소득환산율도 현행 금리수준을 감안하여 월 0.5% 이하로 제한하거나 아예 소득인정액제도를 폐기하고, 2000년도에 실시한 바와 같이 소득기준 및 재산기준의 독립적인 2개 기준으로 환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급여는 노후 및 장애인의 생활안정이 보장이 될 수 있도록 관대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만성질환이 있는 불 건강 노인은 20만원-30만원의 추가생활비용이 소요되므로 추가급여를 실시하거나 기초연금을 장애인연금처럼 생활의 추가비용으로 빼주어야 한다(현재 중증장애인에 대해 장애인연금을 소득으로 포함하되 그 금액만큼 생활의 추가비용으로 소득에서 빼주고 있다). 주거급여와 난방비를 현실화하고, 돌봄서비스·요양서비스·재활서비스·가족 및 복지상담 사회서비스는 제한 없이 보편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기초생활보장재정지출규모가 상당히 늘어 날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기초생활보장수급예산을 대폭 증대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본다. 2018년 우리나라의 기초생활보장예산(긴급지원 포함)은 11.3조원으로 2016년 GDP 대비 0.7%이다. OECD는 평균 2.3%(‘사회연대’를 중시하는 프랑스는 3.7%이다)로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 높다.

적정한 최조보장수준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저생계비보장이라는 법정 개념을 유지하면서 지금과 같이 최저생계비가 낮게 책정되지 않도록 적정 최저생비개념인 ‘최저소득기준’(minimum income standard)제도의 법정 도입이 긴요하다. 최저소득기준은 전 국민에 대한 적정한 최저소득보장을 목적으로 우리 사회가 정하는 표준적 기준이 되어 생계급여, 최저임금, 최저연금 등을 포함한 240여개 복지프로그램에서 선정 및 급여기준으로 운영되는 것이 타당하다.

거시정책적으로는 GDP지표 대신 삶의 질 지표를 정책목표로 설정하고, 지속적 성장정책과 함께 저소득 가계를 겨냥한 소득정책(생활임금지급, 최저임금 인상, 저임 서비스종사자에 대한 소득정책 등)을 동시에 중시하는 정책기조로의 전환이 요청된다.

중장기적인 빈곤감축정책의 도입도 요청되는데 국민과 협의하여 빈곤인구감축목표와 이를 달성하는 빈곤감축행동계획을 수립하고, 사전적 빈곤예방조치로서 사회투자정책을 활성화하는 ‘반 빈곤전략’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들이 적극 채택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자료 : 참누리 홈페이지 자료실의 “복지사각지대 : 규모와 발생원인(2014)”보고서에서 설명.




<미주>

1) 선진복지국가에서는 주거지원, 의료지원, 돌봄서비스 등 현물 및 사회서비스관련 복지제도, 최저임금, 공교육 등도 중요한 사회안전망들로 취급한다.

2) 사회보험의 사각지대규모와 원인에 대해서는 참누리 홈페이지 자료실의 “복지사각지대 : 규모와 발생 원인(2014)”을 참조

3) 행정소송에서 추정소득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동년 2월에 받자 송파 3모녀사건 발생 두 달 뒤 ‘보장기관 확인소득’으로 명칭을 바꾸고 부상도 근로를 못하는 요인으로 삼았지만 보장기관이 확인하는 추정소득을 부과하는 것에는 변동이 없다.

4) 최저생계비를 선정기준으로 하는 급여체계가 2015년 7월부터 개별급여별로 중위소득기준을 선정기준으로 하는 맞춤형 급여체계로 전환하였다. 2015년 말 수급자통계는 현재 이용가능하지 않다.

5) 예를 들어 무자녀 노인부부가 연금 20만원, 1억2천만 원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면 이 노인부부는 소득이 매우 부족하므로 수급자가 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수급자격이 없다고 판정된다. 첫째, 주거용 재산적용한도인 1억 원을 초과하는 2천만 원에 대해 일반재산 환산율을 적용하여 환산액 83.4만원의 월 소득이 발생하는 것으로 간주. 둘째, 차액 1억원 중 기본재산공제액 5400만원을 차감한 나머지 금액 4천6백만 원에 대하여는 주거용 재산 환산율을 적용해 환산액 47.8만원의 월 소득발생으로 간주. 셋째, 소득인정액은 실제소득 20만원과 재산의 소득환산액 131.2만원을 합한 151.2만원으로 수급자 선정에서 탈락한다(2018년도 2인 생계비기준 85.4만원, 의료급여기준 113.8만원, 주거급여기준 122.4만원을 각각 초과한다).

6) 독거가구기준으로 중위소득의 50% 이상(네덜란드 66, 일본 61, 덴마크 58, 영국 58, 핀란드 54, 아일랜드 59), 40% 대(체코 46, 룩셈부르크 44, 독일 43, 노르웨이 41, 오스트리아 41), 30% 대(프랑스 38, 호주 36, 뉴질랜드 36), 20% 대(캐나다 21, 미국 8)로 나눌 수 있다.

7) Korpi and Palme(1998)의 복지패라독스는 타겟팅과 재분배효과 간에는 역의 관계가 있다는 의미로서 오랜 기간 논쟁의 대상이었다. 최근 이러한 현상은 매우 약하여 경험적으로 일반화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사회복지지출의 규모가 높을 때, 높은 타게팅은 높은 재분배수준과 관계가 깊어지고 있었다. Ive Marx, Lina Salanauskaite and Gerlinde Verbist, 2013, The Paradox of Redistribution Revisited: And That It May Rest in Peace? IZA DP No. 7414 May 2013 참조

8) 개별급여체제로 개편이 2015년7월에 있어 개편전인 2014년과 개편 후 효과가 충분히 나타난 2016년을 대비한다.

9)기초생활보장제도는 사후적‧ 잔여적으로 운영되는 단기적 빈곤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간 중장기적인 빈곤대책계획은 부재하였다고 할 수 있다. 2017년8월 발표된 제 1차 기초생활보장종합계획(2018-2021)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빈곤감축효과, 복지사각지대 규모 및 급여의 적정성을 검토평가하고, 향후 3년에 걸쳐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향을 제시한 우리나라 최초의 빈곤종합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빈곤감축목표의 제시나 기초수급제도의 독소규정에 대한 개선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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