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교 교수 복지상식] 2021년 달라지는 제도

2021년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크게 바뀐다. 생계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이 점차 폐지되고, 기준 중위소득이 인상되어 소득이 낮은 사람이 최저생활을 좀 더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공공부조가 보다 튼튼해 질 것이다. 

기준 중위소득이 약 3% 인상되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기준인 기준 중위소득이 3% 가량 인상되었다. 가구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의 50% 이하이고, 당사자가 복지로 웹사이트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하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다.
기준 중위소득은 매년 보건복지부장관이 공표하는데, 가구원수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 2021년에는 1인가구 182만7831원이고, 2인가구 308만8079원, 3인가구 398만3950원, 4인가구 487만6290원 등이다. 2021년 중위소득은 2020년에 비교하여 1인가구 4.02%, 2인가구 3.22%, 3인가구 2.93%, 4인가구 2.68% 인상되었다. 가구원수가 적을수록 인상율이 높은 것은 상대적으로 생계비가 더 들기 때문이다. 
기준 중위소득이 인상되었기에 가구 소득인정액이 작년보다 더 많은 사람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다. 가구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의 50% 이하일 때, 교육급여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다. 2021년에는 가구 소득인정액이 1인가구 91만3916원, 2인가구 154만4040원, 3인가구 199만1975원, 4인가구 243만8145원 이하일 때 교육급여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다. 
또한, 가구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의 45% 이하일 때 주거급여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고, 가구 소득인정액과 부양비의 합계액이 중위소득의 40% 이하일 때 의료급여 수급자, 합계액이 중위소득의 30% 이하일 때 생계급여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다. 
따라서 2020년에 가구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의 50% 이상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되지 않았지만, 실직하거나 사업이 부진한 사람은 일단 복지로 웹사이트나 행정복지센터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수급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양의무자 기준이 점차 폐지된다
2021년에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가장 큰 변화는 노인가구, 한부모가구인 경우에 부양의무자의 기준이 사실상 폐지된 점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해당 가구의 소득과 재산이 낮더라도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을 보아서 부양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면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를 제공하지 않았다. 
2015년에 맞춤형 복지를 설계할 때 교육급여 수급자는 해당 가구의 소득과 재산만 보았고, 2018년부터 주거급여도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다. 2020년에도 해당 가구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50% 이하면 교육급여 수급자로 선정되어 교육급여를 받고, 45% 이하면 주거급여 수급자로 선정되어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2021년부터 노인가구와 한부모가구는 생계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보지 않는다. 생계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의 일부 폐지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큰 틀이 바뀌는 것이다. 노인만으로 구성된 노인가구,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한부모가구는 더 이상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을 보지 않고 생계급여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다. 
생계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의 폐지는 아직 제한적이다. 부양의무자 가구의 소득이 연 1억 원(월 평균 834만 원) 이상이거나 재산(금융재산 제외)이 9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보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2년부터 생계급여 수급자를 선정할 때 모든 가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보지 않기로 했으니 변화의 계기는 만든 셈이다. 
부양의무자로부터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지만, 부양의무자에게 부양능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생계급여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문제점은 조만간 해소될 것이다. 또한,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을 판정하기 위해 신청자가 ‘부양의무자의 정보이용동의서’를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공적 자료를 통해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신청자가 부양의무자의 ‘정보이용동의서’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하는 문제점도 해소될 것이다. 

의료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은 남았다
2021년부터 생계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은 점진적으로 폐지되지만, 의료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은 여전히 남아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은 적지 않다. 
또한, 생계급여 수급자는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산출할 때 공제 금액이 높지만, 의료급여 수급자는 공제 금액이 낮아서 ‘소득환산액’이 턱없이 높게 산정되는 문제점은 여전하다. 가구당 기본재산의 공제액이 생계·주거·교육급여 수급자는 대도시 6900만 원, 중소도시 4200만 원, 농어촌 3500만 원인데, 의료급여 수급자는 각각 5400만 원, 3400만 원, 2900만 원이다. 대도시에 사는 어떤 사람의 기본재산이 6900만 원이라면, 생계·주거·교육급여 수급자로 선정할 때에는 매월 소득환산액이 0원인데, 의료급여 수급자로 선정할 때에는 소득환산액이 62만5500원으로 간주된다. 
주거용 재산의 한도액도 생계·주거·교육급여 수급자는 대도시 1억2000만 원, 중소도시 9000만 원, 농어촌 5200만 원인데, 의료급여 수급자는 각각 1억 원, 6800만 원, 3800만 원으로 매우 불합리하다. 위의 사례에서 기본재산을 초과하는 재산 1500만 원이 주거용이면, 일반재산 소득환산율의 1/4를 적용받아 소득환산액은 매월 15만6375원으로 간주된다. 
의료급여 수급자를 선정할 때에는 생계급여 수급자에서 점차 폐지되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있고, 수급자의 기본재산과 주거용재산 한도액에서 차별이 있어서 수급자로 선정되기 어렵다. 의료급여 수급자는 선정되더라도 18세 미만 아동, 65세 이상 노인, 중증장애인만으로 구성된 가구는 1종이 적용되어 본인부담금이 별로 없지만, 18세 이상 65세 미만 사람이 있으면 2종으로 책정되어 본인부담금이 전체 진료비의 10%~15%이다. 본인부담금 때문에 질병 치료를 받아야 할 가난한 사람은 의료급여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부양의무자 폐지를 권고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전원위원회에서 저소득 취약계층이 사회안전망을 통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부양의무자 기준의 폐지를  담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조속히 심의할 것을 국회의장에게 의견표명 하기로 결정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헌법에 규정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모든 국민이 누리고, 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최저생활을 보장받는 최후의 사회안전망이다. 하지만, 최저생활을 누리지 못하면서도 이 제도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이 약 73만 명(48만 가구)에 달하고, 비수급 빈곤층의 주요 발생 원인은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이었다.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도 이에 우려를 표시하며 한국정부에게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폐지할 것을 권고한 바 있었다.
생계가 어려운 사람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거나, 고독사로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에 모든 국민이 헌법상 규정된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사회는 고령화, 출산율 감소, 만혼·비혼의 증가, 이혼율 증가 등 가족구조가 변하고, 가족의 부양능력과 인식이 바뀌었기에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의 폐지를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부양의무자 기준의 폐지로 늘어날 수급자에게 복지급여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점차 폐지하면 생계급여 등 현금급여가 늘고, 의료급여 등 현물급여도 늘어날 것이다. 정부는 수급자가 복지급여를 합리적으로 활용하면서 오남용을 줄이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참고=보건복지부 http://www.mohw.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