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기본소득 부적절… 정부 차원서 검토 안해”

국민일보 인터뷰… 도입 불가 첫 공식화


사진=최현규 기자

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본소득’ 논란에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정치권에서 불을 지핀 기본소득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은 처음이다. 일각에서 나오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요구 역시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증세 필요성에 대해 ‘증세 불가’를 공식화했다. 다만 정부 차원의 재정준칙을 8월 중 내놓으면서 정부부채 증가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 여건상 기본소득을 지급할 시기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내부에서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본소득은 최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필요성을 내비친 뒤 여당 인사들도 일부 호응하면서 정치권 내 최대 경제 이슈로 부각 중이다. 이런 가운데 홍 부총리가 정부의 반대 입장을 처음으로 밝히면서 정부와 정당 간 기본소득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홍 부총리는 우선 “모든 국민에게 줘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있는지 봐야 한다”고 했다. ‘재원’과 ‘복지체계’ 면에서도 ‘수용 불가’ 판정을 내렸다. 홍 부총리는 “단순 계산해도 180조~300조원이 들어가는 등 엄청난 재원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며 “또한 전반적인 복지체계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스도 국민투표해서 부결됐다. 기존 복지를 정리하고 기본소득을 도입한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차 재난지원금 논란에 대해선 “재난지원금은 일시·예외적 지원금이다.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정부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고 (그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부채 증가 우려와 함께 불거진 증세 논란에 대해서도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 홍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기업들이 위기 돌파와 경제 회복을 하려는 상황인데 증세를 논의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에서 증세 결정은 ‘자동차 액셀을 밟으면서 브레이크를 밟는 양상”이라며 “올해 중기 재정계획을 짤 때도 증세는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5년간 재정 수입·지출 계획에 증세를 포함하지 않겠다는 것은 현 정부에서 보편적 증세는 없다는 얘기로 읽힌다.

대신 정부 재정 운용의 가이드라인 격인 ‘재정준칙’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고무줄 예산’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오는 8월에 내년 예산안을 제출할 때 재정준칙 도입 방안을 같이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과 관련해선 ‘부동산 법인’을 세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찔끔찔끔 정책을 내놓을 생각이 없다”며 “정책의 일관성을 지키되 부동산 법인 등과 관련해선 필요한 시기에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전슬기 기자 sman321@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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